'제가 말씀드릴게요' vs '제가 말할게요'
''제가 말씀드릴게요' vs '제가 말할게요'
'제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vs '제가 나중에 말할게요'
'나중에 말을 듣는' 사람을 높이는 상황에서 두가지 중 뭐가 올바른 존칭표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자가 맞다.
사실 나는 일상에서 '말씀드리다'라는 말을 사용해왔다.
그런데 얼마전 주변사람한테서 "너는 왜 너 자신을 높여?"라는 말을 들었고, 그 말에 "내가 맞다."라고 확신있게 답하지 못했다.
내가 하는 말을 '말씀'이라고 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검색을 해보고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들어가보면서 정확히 알아보았다.
그러면서 미처 잘못된지 몰랐던 한국어의 문법에 대해 정리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할 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포스팅을 작성해보았다.
'말씀'
우선 '말씀'이라는 단어부터 짚고 넘어가면,
'말씀'
1. 남의 말을 높여 이르는 말
2. 자기의 말을 낮추어 이르는 말
3. (기독교) 하나님이 자신의 계획과 목적을 인간에게 알리고 그것을 성취시키는 데 쓴 수단
여기서 '말씀드리다'에 쓰이는 어근이 되는 명사 '말씀'은 몇번째일까?
바로 2번이다.
'말씀'은 '말'의 높임표현이기도 하지만 화자가 자신을 낮출 때 쓰이는 낮춤표현이기도 하다.
이처럼 화자가 자신을 낮추는 표현으로는 '말>말씀'외에도 '나>저', '우리>저희'가 있다.
낮춤표현으로써의 '낮춤'이 쓰이는 예문을 보면,
- 말씀을 올리다
- 말씀을 드리다
- 내 말씀은 못 믿으셔도 며느님 말은 믿으시겠다는 말씀이죠? <염상섭, 삼대>
이 예문들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적혀있는 예문들이다.
그런데 왜 여기에 '말씀드리다'는 없을까?
'말씀드리다'는 파생어로 그 자체로 동사가 된다.

네이버 사전 캡쳐본인데, 여기서 내가 '말씀'외에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있어서 함께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말씀 + -드리다
나는 '말씀드리다'에서 '드리다'가 '주다'의 높임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기서의 '드리다'는 명사에 붙어 품사를 동사로 바꿔주는 접사다.
학창시절에 공부했던 내용 중 어렴풋하게 기억하기로 동사와 접사의 표면적인 구분방법은 '-'의 유무다.
'말씀드리다'에서 '-드리다'는 '-'가 붙으며, 표준국어대사전에 접사로 명시되어 있다.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을 정리해보면,
'-드리다07'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공손한 행위'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
예로는 '공양드리다', '불공드리다', '말씀드리다'가 있다.
즉, 말씀(어근/명사) + -드리다(접사) = 말씀드리다(파생어/동사) 인 것이다.
말씀을 드리다
마지막으로 또 내가 갖고 있던 오개념을 찾았다.
나는 그렇다면 '말씀드리다'와 달리 '말씀을 드리다'에서 쓰이는 '드리다'는 '주다'의 높임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오개념이었다.
'드리다'는 뜻이 많은 다의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명시된 '드리다01'의 내용을 확인해보자.
'드리다01'
[1] 동사
1. '주다01'의 높임말
ex. 아버님께 용돈을 드리다/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다/이것 좀 너희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라
2. 윗사람에게 그 사람을 높여 말이나, 인사, 부탁, 약속, 축하 따위를 하다.
ex. 부모님께 문안을 드리다/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다/폐백을 드리다/청을 드리다/인사를 드리다
3. 신에게 비는 일을 하다.
ex. 하느님께 기도를 드리다/부처님께 불공을 드리다
[2] 보조동사
(-어 드리다)
'주다01[2]'의 높임말
ex. 어머님께 소식을 알려 드리다/할머니께 편지를 읽어 드리다/어머니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다/선생님께 염려를 끼쳐 드리다
이미 예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말씀을 드리다'에서 '드리다'는 '주다'의 높임말이 아닌, [윗사람에게 말을 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동사다.
결론을 다시한번 말하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말을 하는 것은 '말씀드리다' 또는 '말씀을 드리다'가 맞다.
나는 일상에서 맞춤법을 비롯한 올바른 표현에 비교적 예민한 편이다.
다른 사람들의 표현에 지적을 하진 않지만, 내 자신은 엄격하게 지키면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일상에서 헷갈리는 부분이 생길 때마다 배워서 올바르게 인지하려고 해야겠다.